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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자리

결혼 꼭 해야 하는 것인가?

by sanbaw 2025. 6. 23.

~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삶에 대한 단상

 

생식은 자연의 섭리다.
모든 생명체는 유한한 시간을 살지만, 동시에 생명을 이어가려는 본능을 지닌다. 영생이 불가능한 조건 속에서, 생물은 자손을 낳아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는 방식을 택해왔다. 인간에게도 이 본능은 깊숙이 각인되어 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이 ‘결혼’이라는 제도로 형성되었다.

인간은 왜 짝을 찾도록 진화했는가?

인간은 성장함에 따라 본능적으로 짝을 찾고자 한다. 대체로 7세 무렵부터 성 정체성과 관련된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며, 사춘기(13~15세)에는 그 호르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여성은 18세, 남성은 20세 전후에 생식 능력이 절정에 이르며, 이는 자연스럽게 짝을 찾으려는 충동과 연결된다.

이러한 생리적 변화는 단순히 호르몬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본성적으로 ‘나와 다른 반대성의 존재’를 향해 끌리는 경향은 인간 본능의 일부이며, 이는 인류가 오랜 진화의 시간 속에서 선택해온 방식이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감성보다는 이성을 우선시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짝을 고르는 기준도 외모, 생물학적 끌림보다는 가치관, 직업, 학력, 경제력 등으로 이동했다. 그에 따라 결혼은 늦어지고, 경우에 따라선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선택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분명히 시대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 이면에서 놓치기 쉬운 측면도 존재한다.

결혼이 몸에 주는 영향 – 전통적 관점에서의 성찰

전통 동양의학에서는 인체에 혈관, 림프 외에도 '경락(經絡)'이라 불리는 제3의 순환 시스템이 존재한다고 본다. 이 경락을 따라 ‘기(氣)’라는 생명 에너지가 흐르며, 이는 사람의 신체와 정신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

이 관점에 따르면, 남자는 양기(陽氣), 여자는 음기(陰氣)를 주로 지니고 있으며, 각각의 기는 짝을 만날 때 조화로운 균형을 이룬다고 본다. 특히 청춘기(18~20세경)는 음양의 기가 가장 왕성한 시기이다. 이때 반대성의 기와 교감하지 못하면, 기가 과도하게 맴돌거나 억제되지 못해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여긴다.

이러한 관점은 현대의학의 주류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인간의 몸과 감정, 그리고 대인 관계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다시 주목할 만한 통찰을 제공한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번식 시기에 짝짓기를 하지 못한 개체는 스트레스를 보이거나 공격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인간 또한 본능의 억제, 감정의 누적, 호르몬의 불균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육체적·정신적 불안정성을 겪을 수 있다. 특히 결혼 없이 긴 세월을 보내면서 스스로의 기를 조화시키는 방법을 모르거나 실천하지 못한다면, 활력이 떨어지거나 감정의 기복, 다양한 신체 증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것은 단지 결혼 유무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적 균형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결혼이 유일한 해답일까?

물론 모든 사람이 반드시 결혼을 해야만 기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공, 요가, 명상, 단전호흡 등 스스로의 기를 다스리고 순환을 조절하는 다양한 수련법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길은 누구에게나 쉽고 친숙한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서로 다른 음양의 기를 지닌 존재가 만나 함께 사는 삶은 가장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방식이 될 수 있다. 그것이 결혼이다.

결혼은 단순히 제도나 의무로 받아들일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본성과 균형을 이루는 하나의 삶의 방식이다. 가능한 한 생물학적·정신적 전성기에 서로를 만나 함께 살아가는 것은, 단지 사회적 규범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순응하는 선택일 수 있다.

자연의 섭리에 순응한다는 것

모든 생명은 자연의 법칙 안에서 살아간다. 그 흐름에 조화롭게 자신을 맞추는 것이 삶을 건강하고 평화롭게 유지하는 하나의 길이다.
결혼이라는 제도 역시 그 흐름 속에서 생겨난 것이다.

물론 결혼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다만, 자신의 기운을 다스릴 수 있는 자각과 준비가 없다면, 어느 시점부터 몸과 마음에 크고 작은 부담이 쌓일 수 있다.

자연에 역행할 때는 그만큼의 대가가 따르기도 한다. 그래서 자연은 때때로 순응을 요구하며, 그것은 결코 억압이 아니라 ‘균형을 위한 메시지’일지 모른다.


맺음말
결혼을 선택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각자의 삶의 방식이다. 하지만 자연의 질서와 인체의 흐름을 성찰할 때, 결혼은 단순히 제도가 아니라, 인류가 본능과 이성을 조화롭게 이어가기 위한 지혜였을 수도 있다.

이 글은 현대의학적 사실과는 다를 수 있지만, 전통적 자연관과 삶의 철학을 바탕으로 ‘결혼’이라는 문제를 다시금 깊이 있게 들여다보려는 시도이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